헤매어도 한 걸음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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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2021년 회고

ritz 2021. 12. 31. 09:51
기록이 아닌 기억 

 2020년은 꼬박 컴공/데이터사이언스 학부로의 편입에 매달렸다. 올해 1월~2월에 여러 학교의 합격 여부를 알 수 있었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전부 불합격이었다. 가장 가고 싶었던 학교의 결과가 가장 늦게 나왔는데, 불합격 페이지를 봤을 때의 속상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1차 필기전형은 통과해서 더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다시 수험생으로 돌아갈지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 이기에 빨리 추스를 수 있었다. 또 편입을 준비하며 학과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해 본 것과 편입 영어 지문으로 나오는 논문을 많이 읽은 것이 이후에 진로를 결정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학부생일 때 다시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이 생겼고, 여기서 여러 경험과 생각이 이어져 결과적으로 코드스테이츠 AI 부트캠프를 수강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코드스테이츠 AI Bootcamp 합류 전

각각 코세라의 Programming for Everybody, Python Data Structures 의 수료증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C언어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다. '다룰 줄 안다' 와 해당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다'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나는 프로그래밍 수업을 적게 듣기도 했고, 흥미도 없었다. 졸업작품을 개발할 땐 회로도 제작, 외형 구축 등 전반의 부분을 내가 더 맡고, 다른 팀원이 코드를 거의 짰던 기억이 난다(C언어와 Arduino는 지금 봐도 어렵다). 해서 새롭게 Python 언어를 다루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굉장히 정형화되어 있어 조금이라도 규칙에서 벗어나면 에러를 출력하는 C언어와는 다르게 Python은 정말 '언어'로서의 느낌이 강했다. 배움에 있어서 유연하고, 가독성이 좋아 아직까지 재밌게 배우고 있다. C나 C++에 비해서 속도는 뒤처진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비전공자 또는 초심자에게 Python보다 입문이 쉬운 언어는 없을 것 같다.
 합류 이전엔 coursera에서 Python for Everybody course를 수강하며 Python기초를 다졌고, 개강일 직전 일주일은 친구와 제주도에 다녀왔다. 부트캠프가 시작되면 아무래도 시간 내는 게 어려워질 것 같아, 열심히 돌아다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녔다.😋
 

제주 여행

 

코드스테이츠  AI Bootcamp 합류 후

 코드 스테이츠 AI 부트캠프에 합류하고 한동안은 너무 막막했다. 매일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계속 들 만큼 쉽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당장 오늘 배울 것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배운 것에 대한 공부 방향성 또는 직업에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지'에 대해 더 고민해 봤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학습 의욕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는 여유가 없어 하루 공부량만 소화하는 게 최선이었지만.. 언제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왜 이걸 하는지? 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없다면, 하던 것을 멈추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부트캠프를 진행하며 여러 번 해당 질문의 답을 생각해 봤지만, 단순히 '◌◌◌이 되고 싶어서'에서 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습 방향성과 커리어 로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봤다면 좋았을 것이다. 만약 이걸 읽는 후배님이 계신다면 꼭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

 약 한 달간의 통계학 학습을 마치고 머신러닝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코드 쓰는 게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분석하고 정제한 데이터를 가지고 내가 만든 모델이 학습을 진행하여 성능을 보이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재밌었고, 이론보다는 실제 데이터를 다루며 여러 문제상황을 해결하는 과정도 재밌었다. 코딩에 빠져들게 되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욕심이 생기는 날엔 잠도 줄이며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부족한 잠은 반드시 채우게 된다는 걸 다시금 깨닫고 평소 수면패턴으로 돌아왔다^^ 또 이맘때쯤부터 오랜만에 수영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처음 두 달 정도는 너무 힘들었지만 8개월 차인 지금은 쌩쌩하다. 인성과 노력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말을 믿는다. 앞으로도 운동은 꾸준히 할 계획이다!

 

🏄‍♂️

 또 올 여름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우연히 원데이 클래스로 서핑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한 달 정도 주말마다 강릉 바다에 서핑을 하러 갔다. 인원을 모집해 짧으면 일주일에서 한 달 까지 운영되는 서핑 캠프도 있던데, 나중에 꼭 가고 싶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발리나 하와이로 서핑 캠프를 가는 것이 위시리스트에 추가됐다.( •̀ .̫ •́ )✧

 

 항상 그렇듯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를 모르겠다. 많은 것을 배웠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부족함을 깨닫게 되어 '너 뭐 공부했어?' 라는 질문을 받으면 잠시 망설이게 된다. 내가 머신러닝, 딥러닝을 배웠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답은 '발만 담가 봤어'인 것 같다. 다만 7개월의 부트캠프 과정 동안 기초 통계학부터 머신러닝, 웹 개발, 딥러닝, 알고리즘까지 다루며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때 빠르게 시동 걸고 진입할 수 있는 능력과 그것을 수용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점에서 많은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코드스테이츠  AI Bootcamp 수료 후

가족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시간은 참 잘 간다. 부트캠프 수료도 실감 나지 않는데 또 한 달의 시간이 흘러 2021년의 마지막 날이 됐다. 이번 달엔 지난 프로젝트 중 부족한 부분을 마무리하고, 공부 자료들을 정리했다. 수료 후 바로 취업에 집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직 취업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공부를 좀 더 하며 미뤄두고 싶다.. 하지만 내가 당장 석박 과정을 밟을 것이 아닌 이상, 여기서 매몰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걸 안다. 코드스테이츠에서 진행하는 취업 스터디에서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원했다. 아직 스터디가 1회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동기분들과 의지를 다지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다 같이 힘내서 2022년엔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여러 채용공고를 읽으며 느낀 건, 데이터 엔지니어와 데이터 분석가의 업무 분담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대기업이 아닌 이상 하나의 업무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라 생각된다. 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가장 흥미를 느꼈던 분야는 머신러닝이지만 머신러닝 엔지니어로서의 커리어 시작이 타 직무보다 어렵게 느껴져서, 꾸준히 관련 공부를 하되 다양한 직무에 이력서를 넣으며 방향성을 수정해나가야겠다.


 
 돌이켜봤을 때 부족한 점도 많지만, 그럼에도 2021년 올 한 해 열심히 달려온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많이 배우고 성장했으니 모든 경험은 나에게 좋은 경험이다. 함께해 준 CA님들, 동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7개월 내내 zoom에서만 뵈었음에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의지가 됐다. 코로나로 다시 못 할 경험을 하게 된 것 같다. 얼굴을 뵙는 것보다 목소리만 나누는 게 더 익숙한 분들이라니😊 당분간은 매주 스터디에서 뵙게 되겠지만, 나중에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되어도 안부를 전하고 싶다. 
 
2021년은 이제 떠나보낸다. 굿바이 2021
2022년은 더 행복하고, 더 공부하고,  더 사랑하며, 이십 대 후반의 삶을 실컷 즐기고 싶다. 내 청춘을 누구보다 응원한다!